온전한 나를 보여지게 하는

#셀럽챌린지

엄지 채원 예빈 라라 박혜수
https://youtu.be/lhYJQs2aPGg

예리 효정 제인 김수현
https://youtu.be/yBQsLpBKQ70

공인은 분명 영향력이 있다. 고로 책임감을 가져야한다.
그렇다고 해서 꼭 완벽한 모습만 보여줘야하는건 아니잖아? 일반인들도 SNS에 꼭 잘나오고 예쁜 사진만 올리라는 법 없듯이. 그래서 난 이 챌린지가 좋았다.
아이유 팬이어서가 아니라.



나는 완벽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여러가지를 공부하며 나를 가꾸어 나갔고 다행히도 그것이 즐거웠다. 주변 사람들이 나를 좋게 봐주니 그 기쁨을 원동력 삼아 다시금 나를 키워나갔다. 자기계발의 선순환이었다.

그렇게 하다보니 어느순간 두려웠다.
편한 내 모습을 내비추면 안될 것만 같았다. 망가지는 걸 싫어하게 된거다. 사실 나도 사람인지라 한 번씩 덤벙거리기도 하고 모르는 것도 많다. 하지만 힘겹게 쌓아올린 똑부러지는 이미지를 추락시키고 싶진 않았다.
이런 불안감을 들키지 않기 위해 남들과 비슷하면서도 조금은 다르게 나만의 무언가를 만드려고 항상 노력했다.


나는 지금까지 행복한 사람이었고 앞으로도 그래야만 했다. 자기최면의 효과는 생각보다 좋다. 긍정적 마인드는 긍정적인 시각으로 이어지고 큰 저항이 없는 이상 좋은 결과로 도출되거든. 지금도 이 루틴이 싫은건 아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역시나 보고싶은대로 본다. 내가 이상적인 사람과 가까워지면 괜찮을 줄 알았건만, 크나큰 과오였다. 그래서 연이라는 것을 쉽게 포기하게 되었다. 결이 맞지않는 사람은 떠나면 그만이었으니까 더이상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됐다.





정말 가까운 사이라도 모르는 나는 존재할 수 밖에 없었다. 내 치부를 들여다보려고 할 땐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내게 너무 가깝게 다가올수록 나는 밀어내었다. 의도한게 아닌 본능적 행동이었다.

그러던 어느 여름날, 처음으로 맞춰가보고싶다는 사람이 생겼다. 그는 이틀만에 고백을 하고, 이 주도 안되어서 결혼얘기를 했으며, 한 달을 조금 채우니 가족들과의 식사약속을 잡으려 했다. 내 감정을 고려하긴 커녕 본인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는 듯 했다. 마음이 앞서있는데 어찌 남을 헤아릴 여유가 있을까.

짧은 기간의 고백은 사귄이후에도 며칠씩이나 날 고심하게 만들었고, 결혼은 내 나이에는 다소 당혹스러운 얘기였으며 부모님께 말해두었으니 시간 되는 날 밥을 먹자며 언제 시간되냐는 일방적인 통보는 나를 화나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렇기에 한 때는 그를 밀어내려 했다. 그것이 내가 지금까지 해온 방법이었고, 내가 만나온 사람들과 달랐음에 쉽사리 적응이 되질 않아서였다.




싸움도 해봐야된다는 불꽃의 A타입과 싸움은 가급적 안하는게 좋다는 냉기의 B타입이 만난 연애에서의 갈등은 쉽게 풀어질리 만무했다. 의견은 좁혀지지 않았고 나는 또 다시 놓으려는 찰나, 그가 먼저 다가왔고 양보해주었다.

지금까지 내가 피해왔던 것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적용하기에 다소 냉철한 방법이 아닌가.
사실 이것이 이 글을 쓰게만든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내가 비겁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를 사랑하면서 왜 포기를 생각하는걸까?


나는 지금까지, 힘드니까 앞으로도 힘들 거라는 예상으로 사랑을 포기해왔다. 사람은 고쳐지지 않는다는 말을 굳게 믿어서였다. 그런데 그는 사랑하니까 힘든 상황을 이겨내려한다. 이런게 정말 아가페적인걸까 싶었다. 쉽지 않은 행동에 대단함을 느꼈고 나를 이렇게까지 사랑해주는 그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더라.


사랑하는 사람에게 평생토록 잘 보이고 싶은 마음과 편한 모습을 보이면 더 가까워지는 걸까라는 생각이 부딪혀 딜레마를 만들어냈다. 그에게만큼은 '완벽'하지 않아도 되는걸까 내 자신에게 몇 번이고 되물었지만 시원찮은 대답만 뱉어낼 뿐이었다.


설레는 것도 편한 것도 둘 다 사랑해서 하는 연애인걸 잘 알면서도 나사가 느슨해지는 것을 두려워했다. 그런데 나는 "함께" 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를 망각하고 있었나보다. 결국은 서로의 색으로 함께 물들어갈텐데 뭐가 중요할까 싶더라. 강박적인 나를 조금은 내려놓고 한 번씩 나사를 조여주는 걸로 셀프타협을 봤다.


그렇기에 나는 아직도 완벽하지 않다.


.Celebrity
: 나도 언젠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 저들처럼.